청소년 부문 본선경쟁 진출작 (제13회 대전청소년영상제) - 213분 12초의 출사표

#. 올해 청소년 부문의 가장 큰 특징이자 괄목할 만한 성과는 대폭 늘어난 출품작 수와 함께 예년에 비해 다양해진 참여 학교의 수입니다. 지난 2007년 이후 유명무실하게 되어버린 대전지역 고등학교 영상제작연합체인 ‘키데마’ 이후 실로 오랜만에 일부 영상특성화고나 예술고만이 아닌 다양한 일반 고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참여를 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움직임은 한 동안 억눌려있던 대전충남지역 청소년의 자기 표현욕구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서서히 그 지표를 뚫고 올라오려 조용히 들썩이는 의지의 표명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이제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소위 첨단영상시대를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지금의 1318세대가 영상을 그저 소비하는 객체가 아닌 영상시대의 당당한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상을 보고, 듣고, 말하고, 쓰고, 읽어내고 최종적으로는 영상창작의 당사자가 되어보는 체험을 통해 일상적으로 영상리터러시에 접근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청소년 부문에 출품한 38편의 청소년 직접 영상제작물 중 본선경쟁엔 최종적으로 22편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함께 하지 못하게 된 16편의 작품들도 결코 그 존재가치와 의미에서 22편의 본선경쟁 진출작에 비해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다만, 22편의 작품이 예심위원들의 약간의 호의와 혹은 취향이랄 수도 있는 측면을 이끌어낸 점은 인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자면 왕따 문제에서 미디어 중독, 청소년 동성애자의 인권, 실연의 상처, 미래에 대한 불안감,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자격지심의 극복, 스릴러를 통한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 서민의 삶 등등... 실로 다종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들을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영화, 뮤직비디오 등 어느 때 보다 영상의 장르적 측면에서도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이번 청소년 부문을 통해 대전충남지역, 더 나아가 미래의 영상시대를 이끌고 열어갈 청소년들이 그려내고 담아낸 세상의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목도하고 들어주시면서 흥을 내어 들썩거리며 힘차게 살아가라 외쳐주시기를 바래 봅니다.

- 2011 대전독립영화제 총괄 프로그래머 민병훈 -